미국, 전작권 평가에 ‘통신 성능 강화’ 요구…이 대통령 ‘임기 내 전환’ 늦어질 우려
미국이 올해 중반 한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의 과정에서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SATURN·새턴) 사업을 통한 공지통신 능력 강화를 새로운 평가 기준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턴 사업 중 전작권 평가와 직결된 일부 사업을 먼저 완료해 전작권 전환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미, 전력화 완료 시점 2032년인 ‘새턴사업’ 요구
이 정부, 전환 목표인 ‘2028년’과 시간적 간극에
일정 지장 없도록 “일부 사업 조기완료” 방침 세워
“미국, 새 평가 요소 계속 늘리면 지연될 수밖에”
정부가 한국군 주도의 자주국방 역량 강화와 합동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지·해·공 다영역 합동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대규모 ‘2026년 호국훈련’ 일정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경기 동두천시 미군기지 캠프 호비 모습. 문재원 기자
미국이 올해 중반 한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의 과정에서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SATURN·새턴) 사업을 통한 공지통신 능력 강화를 새로운 평가 기준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턴 사업 중 전작권 평가와 직결된 일부 사업을 먼저 완료해 전작권 전환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 평가 요소가 거듭 추가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방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올해 중반 무렵 한·미 연합작전 역량 강화를 이유로 새턴 사업을 통한 공지통신 역량 강화를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 기준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새턴 사업 중 전작권 전환 조건 평가에 필요한 과제들을 우선 완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턴 사업의 최종 전력화 완료 시점(2032년)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목표로 알려진 2028년과 시기적 간극이 있다. 정부는 전작권 평가와 결부된 일부 사업을 2028~2029년까지 앞당겨 마무리해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추진에 무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인 2028년을 전작권 전환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새턴 사업은 미군·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표준 규격인 차세대 체계로 통신망을 전면 교체하는 사업이다. 미국 등 나토 회원국들은 차세대 디지털 주파수 도약 방식을 적용해 보안 및 항재밍(전파방해 차단) 기능이 강화된 새턴 무전기로 기존 장비를 교체해왔다.
한국도 한·미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2022년부터 2032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육·해·공·해병대의 공지통신 무전기를 새턴 방식으로 성능 개량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국군이 그간 사용하던 무전기 체계가 노후화되면서 무선 통신을 방해하는 적의 재밍(전파방해) 공격이나 감청 시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고 이를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먼저 새턴 방식으로 통신 체계를 교체하면서 한·미 연합작전을 명분으로 새턴 사업에 따른 공지통신 역량 강화를 전작권 전환을 평가 기준에 새로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미 연합작전에서 무전을 비롯한 통신체계가 중요한 만큼, 미국과 나토가 통신 체계를 바꾼 이상 한국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미국이 전작권 전환 평가 기준을 계속 추가할 경우 전작권 전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수많은 무기 체계 중 하나의 평가 기준을 바꾸고 성능 강화 요구를 계속 추가하면 전작권 전환 시점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용근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은 “미국은 한·미 연합방위능력 강화를 위해 군사적 능력을 지속 제공하는 ‘보완 능력’을 약속한 바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마치 한국군의 역량이 100% 채워지지 않으면 전작권 전환이 불가능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 사업은 연합방위태세 향상과 우리 군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전작권과 관련해 논의 중인 사항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공개가 제한된다”고 발표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오는 29일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취임 이후 첫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해당 회담에서 헤그세스 장관과 전작권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당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회담 과정에서) 한·미 동맹에 관련한 부분을 얘기할 것이고 전작권 전환에 대한 얘기도 당연히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긴밀히 협의하고 오겠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당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소통 속에서 시기나 내용이 수렴되고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발표했다.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충족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군 당국은 그렇게 보고 전작권 환수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U.Mo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