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APEC 전후 대화 국면 전환 가능성 열어둬”
이종석 국정원장이 29일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방중과 관련 “북·미대화 관련 북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대화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29일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방중과 관련 “북·미대화 관련 북한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대화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미대화 관련해서는 “대화 조건 입장차로 접점을 이루지 못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24일 1년여 만에 중국 단둥을 방문한 것을 두고 “이번 방중에는 항미원조 기념 이외에 다른 숨은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북·미대화와 관련해 북한의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최근 외교 정치 행사에 최선희 외무상을 수시로 대동하고 있고 이번 방중 시에도 최선희를 시종일관 부각한 것도 북·미 회담을 놓고 고심 중인 것을 보여준다”며 “최선희와 왕이(중국 외교부장)가 굉장히 밀착해서 대화를 나눌 만큼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 외교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북·미 대화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겠지만 미국 측에 북한의 의중을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과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번 미·중 정상회담과 시진핑 방북 시 (북·미 대화) 관련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다만 “김 위원장이 중국 측에 북·미대화의 조건을 제시한 것인지, 본인의 생각을 제시해 중재를 요청한 건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낙관적’ 의미는) 어떤 의중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중립적으로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방문 시 중국 측 영접 인사에 대해 “당초 영접 예정이던 리창 총리가 공산당 5중전회 일정 등으로 왕후닝(중국인민청지협상회의 주석)으로 전격 교체된 것”이라며 “현지 인원들도 행사 종료 시까지 리창 총리를 행사 주관자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가 후계자 내정 단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군 지도자로서의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2022년 김주애가 첫 등장한 이후 공개 활동을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후계자 위상을 단계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며 “이는 주민 수용도를 점차 높이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특히 군사 부분 활동이 60%에 달하고 군 행사에서만 기념 촬영하는 등 군 지도자 서사를 구축해나가는 모양새”라며 “핵·미사일 분야에서는 실무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애가 본명이 맞는가’라는 질의에는 “실명은 김주애가 맞는다”고 답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최근 불거진 한·미 간 정보 협력 논란에 대해 국정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관련 발언 등으로 인해 일부 정보가 제한되기는 하나 그 이외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의 출처를 묻는 질의에 “국정원은 그런 정보를 준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이 원장은 또 최근 한 언론이 보도한 ‘국정원장의 지난 3월 방미 불발설’ 보도에 대해 “관련 내용은 명백한 오보”라고 재확인했다. 이 원장은 “(미국에) 가려고 했는데 못 간 게 아니라 초청만 받은 상태였다”며 “방문이 거절된 게 아니라 초청받은 행사에 가려다가 당시 이란전쟁이 발발함으로써 대외 여건을 고려해 그쪽 초청 측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최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 및 거절 사안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미국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져 있고, 한·미 간의 일만은 아니다”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일부 언론의 ‘북한이 대남방송을 시험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경기 가평군 대성리 주민 한 분이 신고를 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신고”라고 답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이 원장은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어민을 북한으로 송환한 사건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이 “16명을 죽인 살인자를 북으로 추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하자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돌려보내는 게 맞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R.Se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