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기업, 해외 생산거점에서 현지 기술인재 육성 확대
해외 생산거점을 넓히는 국내 기업들이 ‘사람’에 대한 현지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을 넓히는 국내 기업들이 ‘사람’에 대한 현지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공장과 설비를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현지 기능인력부터 첨단기술·연구 인재까지 직접 키우고, 한국에서 축적한 제조 노하우를 해외 사업장에 전수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필리핀 노동고용부(DOLE),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과 함께 잠발레스 지역에 ‘친환경 조선 전문인력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사업을 논의했다. 센터 설립은 2024년 DOLE·필리핀 기술교육개발청(TESDA)·KOMERI 간 업무협약을 계기로 추진돼 왔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사업 논의에 참여해 KOMERI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 일부 부지를 임차해 생산 거점을 확대한 HD현대는 2024년부터 현지 인력 대상 용접교육을 진행하는 등 기술인력 육성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TESDA와 조선업 교육과정 개발과 숙련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빅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는 지난해 9월 첫 건조 선박의 강재절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핵심 생산기지인 베트남에서 첨단 기술인재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SIC) 2026’을 시작하면서 기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에 반도체 과정을 처음 추가했다. 올해 약 2200명을 교육할 방침이다. 같은 달 주요 생산거점인 박닌에 첨단기술 인재개발센터를 연 데 이어 지난달 타이응우옌에도 센터를 구축했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내 6개 생산법인 기술인력 55명이 참여하는 기능경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거점인 인도에서 자동차산업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전역 47개 산업훈련원(ITI)과 13개 폴리테크닉 등 60개 교육기관과 연계해 자동차 기술교육을 지원 중이다. 인재 육성 범위는 미래 모빌리티 연구 분야로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 대학 4곳을 추가해 ‘현대 혁신센터(Hyundai CoE)’ 협력 대학을 7곳으로 확대하고 배터리·전동화 분야 39개 공동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외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에 따르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튀르키예·멕시코 등에 있는 8개 해외법인 직원 16명은 지난달 한국에서 설비·작업 방식 개선과 생산성 향상 등 현장 운영 노하우를 익혔다. 이를 각 해외 생산현장에 적용해 현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한편 AI 확산으로 제조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숙련인력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딜로이트와 미국 제조업연구소는 지난 1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5~2030년 제조업 기술직 고용이 일반 생산직보다 6배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화가 확산되는 동시에 첨단 생산설비와 기계·전기·제어 시스템을 두루 다룰 수 있는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기업과 교육기관, 인력개발기관이 협력해 변화하는 기술 수요에 맞춰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Na--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