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 겨드랑이 털 염색…신체 자율성 표현
중국 일부 젊은 여성이 겨드랑이 털을 다양한 색으로 염색해 패션과 신체 자율성의 표현으로 공유하는 흐름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5일 한때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겨드랑이 털이 일부 중국 여성 사이에서 자기표현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흐름은 2011년 레이디 가가가 시상식에서 녹색으로 염색한 겨드랑이를 공개한 뒤 밝은 색과 반짝이 장식이 세계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면서 알려졌다.
중국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레드노트에는 염색 결과뿐 아니라 탈색과 염색 과정을 설명하는 안내, 피부 자극과 빠른 색 빠짐을 경고하는 글도 올라온다.
가명 샤오쿠이는 초등학생 때 친구의 질문으로 겨드랑이 털을 더럽고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기며 오랫동안 제거했다고 말했다. 분홍색으로 염색한 인플루언서를 본 뒤 자신의 털을 금색으로 염색해 온라인에 공개했고 친구들의 반응이 외모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샨샨은 레이디 가가에게서 영감을 받아 노란색으로 염색했으며 세 차례 시도하며 자신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체모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비교적 최근 형성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전통 유교는 몸을 부모에게서 받은 것으로 여겨 훼손을 꺼렸고 송나라 회화에는 겨드랑이를 드러낸 여성이 자주 등장했다.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에서 탕웨이는 1930년대 상하이의 미적 기준을 재현하기 위해 촬영 전 8개월 동안 겨드랑이 털을 길렀다고 알려졌다.
일부 문화연구자는 1980~90년대 서양 영화와 TV, 패션잡지의 확산과 제모 제품 광고가 매끄럽고 털 없는 피부를 여성성의 기준으로 만들었다고 본다. 최근에는 바디 포지티브 운동과 소셜미디어의 신체 자율성 논의가 이를 약화시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제거하거나 그대로 두거나 염색하는 것 모두 개인의 선택이며 여성의 몸이 어떤 모습일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유행은 모든 여성이 체모를 기르거나 염색해야 한다는 규범을 새로 만들자는 움직임과는 다르다. 참여자들은 제모하지 않을 자유뿐 아니라 제모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해 외모 결정권을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염색 과정에는 주의도 필요하다. 겨드랑이 피부는 자극에 민감하고 탈색제나 염모제에 반응할 수 있으며, 땀과 마찰 때문에 색이 빨리 빠질 수 있다. 레드노트 이용자들이 성공 사례와 함께 부작용 가능성을 공유하는 이유다.
역사적 사례는 체모에 대한 미적 기준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전통 회화와 1930년대 상하이를 재현한 영화의 장면, 현대 광고가 제시한 이미지가 시대마다 서로 다른 기준을 만들었다.
소셜미디어는 개인의 사진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동시에 기존 여성성 기준에 대한 토론 공간이 됐다. 염색 게시물은 패션 정보와 페미니즘 논의를 함께 담으며 일상적인 신체 특징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H.Yo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