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대표 “교회와 일터의 간극, 일의 신학으로 메워야”
김윤희 피아우먼스 대표는 신앙과 직업 현장을 분리하지 말고 크리스천을 ‘월요일의 사역자’로 세우는 일의 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을 지낸 김윤희 대표는 주일의 신앙 고백과 평일의 직업 생활 사이에서 많은 크리스천이 영적 괴리를 겪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직업윤리와 돈, 성공, 인간관계 같은 실제 문제를 성경적으로 다루고 성도를 교회 봉사자에 머물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준곤 한국대학생선교회 설립자의 딸이자 박성민 CCC 대표의 아내인 김 대표는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횃불트리니티 창립 멤버와 구약학 교수로 일했다. 이후 FWIA 대표로 일과 영성을 가르쳤고 코로나19 기간에는 횃불트리니티 총장을 맡았다. 그는 다시 ‘흩어지는 교회’를 세우는 일터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시작된 피아우먼스는 일하는 여성을 믿음과 전문성을 갖춘 그리스도인으로 훈련하는 공동체다. 연 2회 기수제로 5기까지 이어졌고 정치인, 공무원, 경영인, 휴직자, 취업준비생 등 25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세기 1장을 들어 하나님이 일의 창시자이며 일터에서 정직을 지키고 사람을 세우는 것이 ‘일터에 성막을 세우는 삶’이라고 설명했다.
명칭의 단수형 ‘Womans’에는 여성을 하나의 집단으로만 보지 않고 각자가 하나님 앞에 존귀한 한 사람으로 서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김 대표는 존엄, 주체성, 영향력을 핵심 가치로 꼽았다. 성과가 인간의 가치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받은 존재라는 확신이 주체적인 사명과 타인을 살리는 영향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교육을 마친 일부 책임자는 성과를 독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팀원의 성장과 어려움을 듣는 사람 중심의 리더로 변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자신도 1989년부터 6년간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유학생 사모들이 아이를 돌봐 준 연대 덕분에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일하는 여성과 전업주부 모두 서로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으며 가사와 돌봄도 이웃 사랑이자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과 가정의 이중 부담을 지는 여성들에게 완벽주의를 내려놓으라고 조언했다. 워킹맘의 삶을 여러 접시를 돌리는 일에 비유하며 하나가 깨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다른 처지의 사람과 무리하게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퇴근 뒤 15~20분이라도 자녀와 눈을 맞추고 집중해 대화하면 사랑을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했다.
가정도 경영자처럼 계획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업주부 역시 잠언 31장의 여인처럼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경영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하루 일정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피아우먼스의 목표는 한 여성이 성경적 존엄과 소명을 발견해 전문성과 신앙을 겸비한 지도자로 성장하고 다시 다른 사람을 세우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교회가 성도를 주일 예배와 봉사에만 머물게 하면 평일 직장에서 마주하는 윤리적 선택을 신앙과 연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돈과 성공, 경쟁, 상사와 동료 관계처럼 현실적인 질문을 교육 과정에서 직접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아우먼스 참여자들은 직업과 생애 단계가 서로 다르다. 현직 정치인과 공무원, 기업 경영자뿐 아니라 휴직 중인 여성과 취업을 준비하는 여성도 함께한다. 교육은 특정 직업의 성공법보다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존엄과 사명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둔다.
김 대표가 말하는 주체성은 혼자 모든 일을 해내는 독립성과 다르다. 그는 자신의 유학 경험을 통해 돌봄을 나눈 공동체가 학업 성취의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아이를 돌보고 가정을 지키는 일도 다른 사람의 소명을 가능하게 하는 기여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내려놓으라는 조언도 무책임을 뜻하지 않는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중요한 관계에 집중하고, 일정을 계획해 가정과 일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되 한 번의 실패를 전체 삶의 실패로 해석하지 말라는 의미다.
A.Byu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