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월세화·주택 착공 부진 놓고 국토장관과 LH 진단 논란
국정감사에서 정부 인사들이 전세 감소를 구조적 변화로, 공급 부진을 전 정부 책임으로 설명했지만 시장 지표는 정책 영향과 현 정부의 과제도 함께 보여줬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민간 임대사업자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가 전세 감소를 불렀다는 지적에 지방에서도 전월세 매물이 줄고 월세화가 진행된다고 답했다. 규제가 적용된 서울과 일부 경기 지역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정부는 8월 세제개편안에 민간 임대사업자의 양도소득세 등 혜택 축소를 담았고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취득 직후 실거주 의무를 시행했다. 그러나 한국부동산원 지표를 보면 전세 부족은 수도권에 더 집중됐다. 1~9월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서울이 105.5에서 124, 경기가 100.9에서 106.1, 인천이 104에서 110.3으로 올랐지만 다른 광역시는 하락하거나 100 아래에 머물렀다.
홍 장관은 21일 엑스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2020년대 초부터 진행됐으며 1인 가구 증가와 전세사기 여파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 실거래 자료상 1인 가구 수요와 거리가 있는 중형 아파트에서도 올해 월세 비중이 급등했다. 전용 85㎡ 초과 102㎡ 이하는 2022년 38.3%에서 2025년 35.1%로 낮아졌다가 올해 41.1%로 뛰었다.
전용 60㎡ 초과 85㎡ 이하의 월세 비중도 2022년 42.3%에서 2025년 34.9%까지 떨어진 뒤 올해 44.8%로 늘었다. 60㎡ 이하는 2022년 49.4%에서 2025년 53.6%로 완만하게 상승하다 올해 60.7%가 됐다. 올해 변화 속도가 빨라진 점은 정책 영향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급 가능한 전세 물량 자체가 부족한 데다 기존 전세의 월세 전환도 크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에 따라 비거주 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오면 임차 가능한 물량이 더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2~2024년 수도권 착공 감소를 집값 급등의 시한폭탄에 비유했다. 연평균 착공은 2019~2021년 약 28만6000가구에서 2022~2024년 약 15만8000가구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6만7000가구, 올해 10월 둘째 주까지 9만9000가구에 그쳐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회복 속도는 더딘 상태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강도를 보여 준다. 서울 지수가 124까지 오른 것은 조사 기간 수도권의 전세 수요 우위가 지방보다 뚜렷했음을 의미해, 전국적 월세화만으로 수도권 부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적별 거래에서도 올해 변화는 특정 소형 주택에 한정되지 않았다. 20·30평대에 해당하는 60~102㎡ 구간 모두 지난해까지 낮아지던 월세 비중이 올해 큰 폭으로 반등했고 소형 면적에서도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착공 감소에는 이전 정부 시기의 급락이 중요한 배경이지만 이후 물량 회복 여부도 향후 입주 공급을 좌우한다. 국감 발언이 과거 원인을 강조한 데 비해 현재의 착공 실적과 임대차 정책 효과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P.Yeo--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