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서 유대·아랍 공동 연정 촉구 집회…총선 뒤 연대 요구
이스라엘 총선 뒤 예루살렘 시민들이 반네타냐후 진영과 아랍계 정당의 공동 연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9일 오후 8시쯤 예루살렘의 파리 광장에 드럼과 피켓을 든 시민 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가디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야샤르당 중심의 야권과 아랍계 정당이 공동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약 1시간 동안 집회를 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인근인 이곳의 행사는 진보단체 ‘스탠딩 투게더’가 주도했다.
참가자들은 유대인과 아랍인이 파시즘에 함께 맞서고 인종차별 정부를 공동 연립정부로 바꾸자는 구호를 외쳤다. 약 20분이 지나자 인원은 80여명으로 늘어 광장 절반을 채웠다. 드럼에 색소폰과 플루트가 더해졌고 노인과 아이, 반려견을 데려온 시민, 배달 기사 등 다양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었다.
오후 8시40분쯤 참가자들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로 ‘오직 함께해야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쓴 피켓을 들고 도로변에 섰다. 일부 운전자는 헤드라이트로 피켓을 비추거나 경적을 울려 호응했다. 집회는 오후 9시15분쯤 끝났으며 경찰의 제지나 소음 단속은 없었다.
77세 미카는 유대인과 아랍인이 함께 사는 이스라엘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정치적 이유와 소수자·약자를 위한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공동 연정을 지지했다.
22세 다니엘라는 네타냐후 정부에서 커진 인종차별과 정당 간 이해관계를 연정의 장애물로 지적했다. 아랍계 정당의 목소리가 이스라엘 정치에 반영돼야 하며 협력이 평화와 안보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20세 샤케드는 유대·아랍 연정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목소리를 이스라엘 정치에 전달할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점령을 끝내고 인종차별을 해소하며 평화와 정의를 회복하려면 양측의 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치러진 크네세트 선거에서 아랍계 정당 2곳은 잠정 19석을 확보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아랍계 정당의 최다 의석이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48석을 얻어 아랍계 정당과 손잡지 않으면 과반인 61석에 이를 수 없다. 리쿠드당과 강경우파 진영도 4년 전보다 11석 줄어든 53석에 그쳤다.
진보 성향 시민사회는 헤르츨리아와 예루살렘, 텔아비브, 하이파 등에서 야권에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야권 내부 우파 정당들이 협력에 부정적이어서 실제 연정 구성은 불투명하다. 시민단체들은 31일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서 더 큰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집회에서는 확성기 선창에 맞춰 참가자들이 후창했고, 드럼 연주에 색소폰과 플루트가 더해졌다. 노인과 아이, 반려견을 데려온 시민, 롤러블레이드를 탄 소녀와 전동 킥보드를 끌고 온 배달 기사도 피켓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함께 사용했고 서로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집회 장소인 파리 광장은 네타냐후 총리 관저 인근에 있다. 시민사회는 아이젠코트 대표의 자택이 있는 헤르츨리아에서도 행동을 이어왔으며, 이번 총선 결과를 토대로 야권 정당들에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A.Byu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