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월 500달러 요금제 도입…AI 구독료 인상 본격화
오픈AI가 월 500달러의 챗GPT 최상위 요금제를 추가하면서 AI 에이전트 확산과 컴퓨팅 비용 증가가 구독료 체계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픈AI가 월 500달러(약 67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챗GPT’ 유료 요금제를 출시했다. 월 60만원이 넘는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성능 AI 기업들이 초기에 무료 또는 저가로 AI 서비스 수요를 끌어모은 뒤 서서히 요금을 올리는 ‘록인(Lock-in·자물쇠)’ 전략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오픈AI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센터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회의 ‘데브데이 2026’ 기조발표에서 AI 에이전트 ‘닷츠’와 함께 새로운 개편 요금제를 선보였다. 핵심은 월 500달러짜리 신규 프로 요금제 신설이다. 기존에는 월 8달러(고), 20달러(플러스), 100·200달러(프로)의 4가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여기에 훨씬 비싼 요금제를 더한 것이다.
AI 에이전트인 닷츠 서비스가 본격화할 경우 AI 이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상위 구독 요금제를 추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닷츠에 대해 “현재 시중에 나온 모든 제품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챗GPT를 많이 사용하는 고객은 사실상 월 500달러짜리 요금제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200달러짜리 프로 요금제 사용량 상한이 플러스 요금제 대비 20배에서 10배로 줄어서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나 용량을 확 줄인 것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100% 가격 인상 조치로 봐야 한다”면서 “오픈AI가 업계 리더 격인 만큼 향후 다른 서비스들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앤트로픽 ‘클로드’도 기존 20달러짜리 프로 요금제를 운용하다가 그 위에 100달러(맥스 5x)와 200달러(맥스 20x) 요금제를 신설한 바 있다. 본격적인 AI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AI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만큼 높은 과금에도 소비자 저항은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클라우드 서비스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출시 초기 파격적인 무료 크레디트와 저렴한 요금으로 기업고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이용 고객이 급증하자 서비스 비용을 계속 올렸다. 소비자가 특정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면서 다른 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어려워지는 현상인 록인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AI 서비스 시장이 대화형 챗봇에서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과금 체계의 근본적 개편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발성 대화인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부여받으면 백그라운드에서 추론, 웹 검색, 코드 작성, 외부 도구 실행 등 연쇄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발생하는 토큰 소모량과 서버 컴퓨팅 비용은 단순 챗봇보다 수십 배로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존 정액제 요금 방식으로는 빅테크 기업들이 폭증하는 인프라스트럭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AI 서비스들도 연달아 구독료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MS는 AI 기능을 추가한 이유로 기존 소프트웨어 가격을 지난 7월부터 16%가량 인상했다. 저가 공세를 펴던 중국 딥시크조차 최신 모델 ‘V4 프로’의 이용료를 최대 4배 올렸다. AI 이용료가 계속 오르면서 핵심 업무는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프런티어 모델을 이용하되 단순 행정 업무 등은 오픈소스 모델이나 중국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기업들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고가 AI 모델 대신 저렴한 오픈웨이트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웨이트는 기업이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구동하거나 필요에 맞게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한 모델로, 무료이거나 이용료가 저렴하다.
Y.Wi--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