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외국인노동자 발언 논란…전문가들 경제 기여 평가 반박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된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보다 경제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교였다며 이를 보도한 언론에 정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도 내수 활성화와 한국 경제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며 대통령 발언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된다”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보다 경제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교였다며 이를 보도한 언론에 정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도 내수 활성화와 한국 경제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며 대통령 발언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28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어촌 인력 부족 문제를 거론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전부 다 송금해 버리고 그러니까”라고 언급했다. 농촌에서 일하는 내국인에게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 월 500만원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로 언급하다 나온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밤 11시53분 엑스에 글을 올려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 해결이나 소비 촉진, 내수 진작 등 경제 기여도를 고려할 때 국외 송금을 하는 외국인노동자는 국내 경제에 도움은 되나, 내국인 노동자보다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인건비 지원을 통해 내국인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며 관련 보도를 한 한겨레신문에 정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한겨레신문은 기사 제목을 “이 대통령,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에서 ‘크게 도움 안 돼’로 수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글을 다시 올려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라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번 돈을 전부 다 본국에 송금한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외국인의 총소득 대비 국내외 송금액은 25.5%였다.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해서 농축산어업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송금액 비중(56.5%)이 높았지만 나머지 소득은 생활비와 주거비 등으로 사용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소비가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영욱 대외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외국인 노동자가 공제와 송금, 저축을 빼도 월 70만원은 국내에서 소비한다”며 “10만명이 월 70만원씩 쓰면 월 700억원, 한 시즌에 3500억원 소비 창출 효과가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보통 외국인이 유입되는 곳이 인구감소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소비 창출을 두고 도움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민정책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 유발 효과를 162조원으로 전망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후 맥락을 고려해도 전혀 정당화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홍 교수는 “한국인이 기피하는 농촌의 일자리를 채워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기여한 그들의 노동 자체가 이미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라며 “농촌 지역 이주노동자들은 소비를 완전히 빼놓고 봐도 농촌 경제를 유지하고 농업생산물을 도시에 공급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주노동자 부족으로 농업 생산과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농가뿐 아니라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라며 “지금 농사 자체가 그분들(외국인 노동자) 아니면 유지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윤 의장은 “도시근로자의 노동 강도와 농어촌의 노동 강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내국인 노동자들한테 ‘조금 (월급) 더 줄 테니까 오라’고 한다고 해서 절대 안 온다”고 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내국인 노동자를 농업으로 유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취지였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이주노동자 혐오성 발언을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김나율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차별의 명분이 되고 일터의 모욕과 부당한 대우를 정당화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F.Kang--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