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연구비 확보 논의서 윤석열 후보 측 접촉 제안 정황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약처 청탁 의혹에 등장한 사업가가 2021년 말 코로나19 치료제 연구비 지원을 두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접촉과 중개 수수료를 제안한 정황이 카카오톡 대화에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9월 14일 확보한 대화에는 사업가 양모씨와 제넨셀 창업주 강모씨가 정부의 신약 연구 지원사업을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 양씨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인물로 지목돼 있다. 이번 대화는 임상시험 관련 민원과 별도로 정부 연구비를 확보할 통로를 찾으려 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논의 대상은 제넨셀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이었다. 정부가 코로나19 신약 개발 연구과제를 선정해 지원금을 지급하던 2021년 12월 20일, 강씨는 양씨에게 관련 자료를 보내며 부탁할 곳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양씨는 12월 22일 중간 연결자의 컨설팅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진행 의사를 알려 달라고 답했다. 접촉 대상으로는 국민의힘 후보 보좌관 측을 언급했다. 당시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각 정당의 경선이 끝난 상태였으며,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양씨가 검찰 조사에서 중개 수수료를 로비 비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주변에 공무원과 정치권에 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중개 수수료이자 소개비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에게 돈을 주고 편의를 받는 행위에 관한 검찰의 질문에는 합법적인 범위라면 괜찮다는 취지로 답했다.
강씨는 국민의힘을 통한 접근은 원하지 않는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양씨는 이재명 당시 후보 측 연결고리로 김 후보자를 언급하면서, 앞선 일에 보답하지 못해 다시 부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를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임상시험 민원을 전달한 뒤 보답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연구비 문제까지 청탁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양씨는 다음 선거를 고려하면 여러 접촉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대선 당일인 2022년 3월 9일 저녁에도 양씨는 강씨에게 국민의힘 측 사람들과 식사 중이라고 알렸다. 강씨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며 기자들이 분당에 모여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 새벽 윤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두 사람은 다시 연락했고, 강씨는 윤 전 대통령 측 유력 정치인의 제주도 인맥을 연결해야겠다고 말했다.
양씨는 해당 정치인이 자신이 언급한 제경련 및 서 대표의 후원과 연결돼 있다고 답하면서 다른 제품의 인허가를 국민의힘 측에 부탁하겠다고 했다. 이 대화는 접근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며, 실제 연구비 지원이나 인허가가 성사됐다는 사실은 제시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와 양씨의 연락도 대선 당일까지 이어졌다. 양씨가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자료와 함께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자, 김 후보자는 결과가 조마조마하다고 답했다. 양씨는 당선이 확정적이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냈다.
O.Kw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