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매각 협상에 출판계 촉각…콘텐츠 확장과 공공성 사이
우키움그룹이 선정되며 출판 콘텐츠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우키움이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할 경우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우키움, 문학동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
중앙일보와 함께 인수 땐 콘텐츠 시장 지각변동
IP 사업 확장·출판인 처우 개선 기대 속
문학의 상업화·출판 공공성 훼손 우려도
문학동네 본사. 성동훈 기자
국내 1위 단행본 출판사인 문학동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우키움그룹이 선정되며 출판 콘텐츠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중앙일보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된 다우키움이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할 경우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출판계에서는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콘텐츠 사업의 고도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문학의 비즈니스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였다.
1993년 설립된 문학동네는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사로 양분된 문학 출판시장에 균열을 내며 등장했다. 선인세 개념을 처음 도입해 출판계 계약 관행을 바꿨다. 이 같은 계약 형식은 유명 작가를 싹쓸이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파격적인 책 광고 등을 통해 책을 홍보하는 등 기존 출판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 출판 시장의 규모가 줄어들고 콘텐츠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강병선(필명 강태형) 전 대표는 더 큰 자본과 IP 사업 역량을 가진 기업이 문학동네를 경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강 전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지분 41.5% 전량 매각을 알리며,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 등이 소유한 기타 주주 지분 51.8%와 회사 자기주식 6.7%까지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설득해 왔다. 다수 업체가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최종 다우키움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우키움이 제시한 매각가는 타 기업에 비해 높지 않았지만, 이들이 웹툰·웹소설 플랫폼 기업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또 문학동네 현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에 동의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우키움이 현재 문학동네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동의하고, 문학동네 출판·편집에 조언할 수 있는 현재 인사들을 고문이나 자문 형태로 남기겠다고 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우키움이 중앙일보 경영권과 함께 문학동네도 인수할 경우 주요 일간지와 대형 출판사를 동시에 품은 거대 문화 콘텐츠 기업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일각에선 일본 기업 가도카와 사례를 꼽는다. 1945년 문학 출판사로 시작한 가도카와는 출판을 기반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디지털 콘텐츠까지 사업을 확장한 대표적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작가를 발굴하고 대중성이 낮아도 작품성 높은 책을 지원해온 현 문학 출판계의 관행이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지켜질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문학적 동지들의 모임 성격으로 유지됐던 과거 ‘출판 낭만주의 시대’가 끝나고 ‘거대 콘텐츠 기업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학·출판계에서는 다우키움의 문학동네 인수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중진 출판사 대표 A씨는 “대자본이 들어오면 출판인에 대한 처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면서도 “한국은 출판에 공공적 성격을 부여하고 보호해야 할 산업으로 본다. 큰 자본이 들어왔을 때 이 같은 공공성과 부조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견 작가 B씨는 “자본의 성격이 바뀌면 회사의 성격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번역가 C씨는 “매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추후 문학동네와 계약하는 데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일부 자회사의 경우 매각 과정에서 독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다만 계열사별로 지분 구조 및 사업 현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협상이 필요하다. 한 관계자는 “다양한 상황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학동네 지분 매각은 실사 단계로, 다우키움이 본계약에 나선다고 해도 올해를 넘겨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X.Eom--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