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벗어나려 상담센터 찾았지만… 은둔 청년 절반, 결국 지원망 이탈
부모의 이혼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보육시설에서 자란 김모(24)씨. 대학생이 돼 시설을 벗어나니 이유 없이 때리는 형도 없었고 지켜야 할 규칙도 없었다.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1년간 호주에서 모은 돈 200만원을 들고 지난해 1월 귀국해서는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구상해보기도 했다.
복지부 청년 미래센터 관리 현황 상황 개선된 ‘목표 달성’ 11% 그쳐 사후 관리 등 촘촘한 지원 체계 시급
부모의 이혼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보육시설에서 자란 김모(24)씨. 대학생이 돼 시설을 벗어나니 이유 없이 때리는 형도 없었고 지켜야 할 규칙도 없었다.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1년간 호주에서 모은 돈 200만원을 들고 지난해 1월 귀국해서는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구상해보기도 했다.
자유의 기쁨도 잠시, 홀로서기에 나선 김씨는 곧 두려움에 휩싸였다. 통장 잔고는 바닥나기 시작했고, 잔소리하며 자신을 제어해주는 시설 선생님도 없었다. 그렇게 PC방과 집을 오가며 세상과 단절되기 시작했다.
김씨는 28일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꿈꿨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에 자기비하를 하며 자존감이 떨어졌다”며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아 당장의 도파민을 자극할 수 있는 게임에 몰두하며 고립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는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열심히 살아가는 또래 청년을 보면서 조금씩 용기를 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고립·은둔 상태에 빠졌다가 사회에 복귀하려는 청년들이 주로 찾는 곳이 청년미래센터다. 상담을 통해 일상 회복, 일 경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부터 인천·전북·충북·울산 등 4곳에서 센터를 운영 중이며 연내 17개 시·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청년들이 센터로부터 쉽게 도움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제출받은 ‘2025년 청년미래센터 고립·은둔 사례관리 종결자’ 현황에 따르면 상담 관리가 끝난 청년 152명 가운데 초기 상담 이후 실제 지원을 받거나 외부 서비스로 연계되지 못한 채 사례관리가 종결된 경우가 절반(48%·73명)에 달했다. 본인 의사로 상담을 중단한 경우가 77%(117명)로 가장 많았고, 고립·은둔 상태가 나아져 ‘목표 달성’으로 분류된 인원은 10.5%(16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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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지원을 이어가려 해도 당사자가 연락을 받지 않거나 자진 포기 의사를 전달하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사후 관리를 거부하면 개인정보를 삭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리가 중단된 117명 가운데 92명(78.6%)은 별도의 사례관리를 받지 못했다. 외부 서비스 연계 등 사후 관리가 이뤄진 경우는 25명(21.4%)뿐이었다. 이 때문에 센터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원 연계를 권유하지 못하고 사업을 재신청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 복귀에 대한 청년들의 의지는 강했다. 해당 청년 152명 중 106명은 스스로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어 처음 센터를 찾았다고 밝혔다. 고립 사유는 대인관계·사회생활 어려움, 경제적 문제 등으로 다양했다.
김 의원은 “고립·은둔 청년 특성상 용기를 내 지원을 신청하더라도 다시 연락을 끊거나 중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도 이탈해도 다시 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Kim--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