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US오픈 상업화 풍자…USTA의 체험공간 확대 구상 조명
가디언이 2041년의 가상 US오픈을 소재로 대회의 고가 서비스 확대를 풍자했다. 실제 대회 운영 계획과 칼럼의 허구적 설정은 구분된다.
영국 가디언이 9월 13일 US오픈의 상업화 흐름을 2041년의 가상 대회 모습으로 풍자했다. 경기장 입장과 관람 서비스를 등급별로 나누고 음식·음료와 각종 체험에 높은 가격을 붙이는 미래를 설정해, 일반 테니스 팬들의 접근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칼럼의 출발점은 올해 미국테니스협회(USTA)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크레이그 틸리의 구상이다. 틸리는 US오픈을 ‘테니스의 디즈니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테니스 경기와 함께 여러 오락과 체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대회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가디언은 이 구상을 대회에서 진행되는 고가 서비스 확대와 연결했다. 현재도 일반 입장권이 재판매 시장에서 수백 달러에 거래되고, 캐비아를 곁들인 치킨 너겟이 100달러에 판매된다는 사례를 들었다.
칼럼 속 2041년 대회에는 일반·플러스·플래티넘 등급의 입장권이 등장한다. 실제 경기를 관람할 권한이 높은 등급에 포함되고, 상층부 좋은 좌석으로 빨리 이동하려면 별도의 패스트패스를 사야 한다는 설정이다. 선수와 잠시 눈을 맞추는 체험에도 추가 요금을 붙였다.
생수 한 병 31달러, 샌드위치 55달러, 96온스짜리 초대형 허니 듀스 칵테일도 가상의 가격과 상품으로 등장한다. 기념품 판매 구역 역시 거대 브랜드의 상업 공간으로 묘사됐다. 이는 실제 2041년 운영계획이나 확정 가격이 아니라 현재 추세를 과장한 풍자다.
가디언은 경기 운영도 허구적으로 바꿔 그렸다. 관중이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남녀 모든 경기를 짧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좌석마다 실시간 경기 결과에 돈을 걸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했다는 내용이다.
예측시장과 스포츠의 결합에는 실제 사례가 있다. USTA는 올해 칼시(Kalshi)를 US오픈 최초의 공식 예측시장 파트너로 선정했다. 틸리가 호주오픈을 이끌던 때에도 호주오픈은 그랜드슬램 대회 중 처음으로 공식 베팅업체와 계약했다.
가디언이 제기한 주요 쟁점은 일반 관중을 위한 공간이다. 기업 고객과 부유층을 위한 클럽, 스위트룸, 접대 공간이 늘어나면서 일반 좌석이 줄고, 수요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랫동안 테니스를 관람해온 팬보다 사진·음료·브랜드 체험을 위해 연간 한 차례 방문하는 고객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US오픈에서는 외곽 코트를 돌아다니며 덜 알려진 선수를 가까이에서 보고, 밤늦게 복식 경기를 즐기는 비교적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했다. 예선 무료 관람도 대회의 매력으로 꼽혔다. 지금도 코트17과 외곽 코트에서 가까운 거리의 관람이 가능하지만, 가디언은 이러한 공간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고가 좌석과 서비스를 통해 지불 의사가 높은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은 스포츠 산업에서 프리미엄화로 불린다. US오픈 티켓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의 야구장과 미식축구 경기장에서도 일반 좌석을 줄이고 고가 클럽과 접대 공간을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진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의 칼럼은 이러한 수익 확대 과정에서 기존 팬들이 경기장에서 밀려나는지 살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2041년을 배경으로 한 묘사는 실제 미래 대회를 예측한 보도가 아니라, 테니스 관람과 소비 체험 사이에서 대회가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는지를 묻는 풍자다.
R.Song--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