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되살아난 오일 풀링, 치아 미백 근거는 불충분
“입안에 코코넛오일 한 숟가락을 넣고 20분간 굴려라.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속 세균을 줄이고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구강 관리법이 있다. 식용유를 입안에 머금고 치아 사이로 밀어내듯 헹군 뒤 뱉어내는 ‘오일 풀링’이다. 치약이나 구강청결제 대신 천연 오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알고 보면 수천 년 전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전통 요법이다.
“입안에 코코넛오일 한 숟가락을 넣고 20분간 굴려라.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속 세균을 줄이고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구강 관리법이 있다.
식용유를 입안에 머금고 치아 사이로 밀어내듯 헹군 뒤 뱉어내는 ‘오일 풀링’이다. 치약이나 구강청결제 대신 천연 오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알고 보면 수천 년 전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전통 요법이다.
미국 CNN은 28일(현지시간) 웰니스 유행을 검증하는 ‘팩트 체크’ 코너에서 오일 풀링을 다뤘다. 치약과 칫솔이 없던 시절부터 그러면서져 온 방법이 현대인의 건강 관리 유행으로 되살아났지만, 충치 예방이나 치아 미백 효과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일 풀링은 인도의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유르베다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 등을 거쳐 건강을 관리하는 인도의 전통 의학 체계다.
오일 풀링은 코코넛오일뿐 아니라 참기름,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등 먹을 수 있는 기름을 입안에 넣고 수분에서 길게는 20분 이상 헹군 뒤 뱉어내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이 과정에서 입안의 독소와 불순물이 빠져나온다고 여겼다.
치아 표면에 달라붙는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 등 불순물이 제거된다는 것이었다. 구강 건강이 전신 건강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입안의 독소를 제거하면 몸 전체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더해졌다.
오늘날 SNS에서는 이 전통 요법에 다양한 효능이 붙었다. 입 냄새를 줄이고 치아를 하얗게 만들며, 구강 내 세균의 균형을 개선한다는 주장이다.
구강 건강이 장 건강을 비롯한 전신 건강과 관련 있다는 점을 들어 오일 풀링의 효능을 확대 해석하는 사례도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 ‘헬스케어’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는 오일 풀링의 효과를 확인하기 목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 9건을 분석했다.
메타분석은 여러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특정 치료법이나 건강 관리법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오일 풀링을 한 집단에서 침 속 세균 집락 수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치태 지수와 치은염 지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치태는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세균막이며, 치은염은 잇몸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입안의 세균 수가 줄어드는 것과 실제로 치태가 감소하거나 잇몸 건강이 개선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연구진은 향후 더 엄격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4년 국제학술지 ‘국제치위생학저널’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도 오일 풀링의 효과를 살폈다. 연구진은 관련 임상시험 25건을 검토했다.
오일 풀링이 잇몸 건강 지표를 개선할 가능성은 있었지만, 근거의 확실성은 매우 낮았다. 치태를 줄이는 효과에서는 클로르헥시딘 성분을 사용한 구강청결제가 오일 풀링보다 우수했다.
클로르헥시딘은 구강 내 세균을 억제하기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독 성분이다. 미국치과협회(ADA)의 판단도 신중하다.
협회는 오일 풀링이 충치를 줄이거나 치아를 하얗게 만들고 전반적인 구강 건강을 개선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신뢰할 만한 과학적 연구가 없다며 구강 위생 관리법으로 권장하지 않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치과협회 소비자 자문위원이자 오하이오주립대 어퍼알링턴 치과를 이끄는 매슈 메시나치과의사는 “오일 풀링이 해롭다는 증거도 없지만, 유익하다는 과학적 증거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약이 없던 시대에는 오일 풀링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을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정기적인 양치와 치실 사용을 대체할 만한 이점이 뚜렷하지 않다”고 짚었다. 오일 풀링을 시도하는 것 자체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검증된 구강 관리법을 대신하는 것이다.
잇몸 염증이나 치아 감염이 생겼을 때 오일 풀링에 의존하며 진료를 미루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기름을 실수로 삼키면 소화기 불편이 생길 수도 있다.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은 여전히 양치와 치아 사이 청소다. 미국치과협회는 불소 치약을 사용해 하루 두 번, 한 번에 2분씩 양치하고 하루 한 번 치실 등으로 치아 사이를 청소할 것을 권고한다.
구강청결제는 필요에 따라 이런 기본 관리법을 보완하는 수단이지, 양치와 치실을 대신하는 방법은 아니다. 수천 년을 그러면서온 전통이라고 해서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랜 역사와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입안의 세균 수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는 있지만, 충치를 예방하거나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효과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
SNS에서 유행하는 건강 관리법을 따라 하기 전, 무엇이 실제로 확인됐고 무엇이 아직 가설에 머물러 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B.Lee--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