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드라마 제작에 생성형 AI 확산…비용 절감과 배우 권리 우려 교차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적 실험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현장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AI가 만든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음원차트 3위까지 오르고, AI로 제작한 가상 인물과 배경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공중파 TV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적 실험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현장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AI가 만든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음원차트 3위까지 오르고, AI로 제작한 가상 인물과 배경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공중파 TV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제작 현장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며 유명 감독들이 이를 활용한 단편영화 등을 만들고 있다. 비용과 시간 절감이라는 장점의 이면에는 기존 창작물의 무단 학습과 저작권 침해, 일자리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다.
다음달 14일 첫 방송을 앞둔 KBS 대하사극 <문무>의 티저 영상에는 드넓은 벌판을 배경으로 한 전투 장면 일부가 공개됐다. 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이다. KBS는 지난해 11월 제작발표회 때 전투 장면에 AI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김부장이 북한 고위급 인사를 암살하는 과거 회상 장면은 100% AI로 제작됐고, 회상신 속 소지섭의 모습도 AI가 생성했다.
EBS의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올해 1~8월 출시된 숏드라마 43만부 가운데 AI 드라마 비율이 90%를 넘겼다고 지난달 밝혔다. 100% AI로 제작한 20부작 <도화담기>는 지난 7월부터 중국중앙TV 온라인 플랫폼과 안후이 위성TV에서 방영됐고, 지난 8월에는 30부작 <후서유기>가 후난 위성TV를 통해 방송됐다. AI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도화담기>와 <후서유기>는 등장인물 표정 등이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4년 AI 영상을 방송에 넣었다가 비판받았던 MBC <심야괴담회> 임채원 PD는 지난 13일
AI 드라마의 강점은 제작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유열 EBS 사장은 최근 강연에서 1인 AI 제작 시스템을 실험하면서 애니메이션 제작 원가는 기존 대비 40분의 1, 기타 장르는 10분의 1 수준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약 300편의 영화와 시리즈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미국이라는 실험>에는 AI로 보정한 영상이 약 17분 포함됐으며 기존보다 두 배 빠르고 절반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소지섭은 스케일이 크거나 위험한 장면을 AI로 만들 수 있다며 AI와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단역 배우의 일자리가 줄거나 배우들의 연기와 목소리가 무단 학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지난달 한국디지털디엔에이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기자의 디지털 DNA를 구축해 목소리와 연기 데이터를 둘러싼 권익 분쟁에 대응하기로 했다. 박수혁 노조 사무국장은 AI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출연 시간이 짧은 단역 배우를 중심으로 조합원 출연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권리 보장과 함께 연기자들이 실제 연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방송사와 제작사에 AI 전면 사용을 늦추고 상생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A.Kim--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