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폭발 놓고 남북 공방…군, 조사 뒤 대응 예고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을 두고 북한이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한국군은 북한군 지뢰로 장병이 다쳤다며 사과와 요새화 중단을 요구했다.
북한이 30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과 관련해 “서울의 자작 광대극”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의 담화는 나아가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총탄 한 발이라도 우리 땅에 탄착되면 즉시 가차 없이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군 지뢰에 의해 우리 장병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라며 북측에 DMZ 요새화 중단과 사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전날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북한의 전면 부인과 보복 위협은 예상됐던 반응이다. 우리 측이 현장 조사를 통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의 실물까지 확인했고, 그간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유엔사도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도 북한은 “10여 년 전 ‘목함지뢰 사건’을 방불케 하는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도 북한은 ‘날조’ ‘모략’이라고 부인하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남북 간 포격이 오간 뒤에야 남북 고위급 합의에 따라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에 북한은 ‘전술적 반격 수단’을 증강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놨다.
이런 북한의 적반하장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미 북한을 가리키는 증거가 차고 넘치지만 우선은 유엔사와 함께 철저한 현장 조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우리 군이 북측에 사과와 요새화 중단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쉽게 응하진 않을 것이다. ‘단계적 작전’을 예고한 만큼 DMZ 내 지뢰 매설 실태에 대한 전면 조사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는 이와 함께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한 외교적 압박도 병행해야 한다. 사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2년 전부터 철책과 지뢰지대, 전술도로 설치 등 ‘국경선화’를 빙자해 MDL을 상습 침범하면서 언제고 터질 게 터진 것이다. 특히 MDL 기준선을 둘러싸고선 남북 간에, 나아가 유엔사 측과도 일치하지 않으면서 계속 DMZ 내 군사적 충돌의 화근이 됐다. 이에 우리 군이 작년 11월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이번 계기로 북한을 DMZ 갈등의 근원을 해결하는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도 있다. 물론 그건 우리의 결연한 대응에 북한이 태도를 바꿀 때 가능한 일이다.
B.Ha--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