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로 1명은 귀순 거부, 우크라는 무기 요청… 끝까지 설득했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이 1년8개월 만에 한국땅을 밟는 데는 정부의 치열한 물밑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를 수차례 방문해 귀순 의사가 없었던 포로 1명을 장기간 설득했고, 송환 의사가 없었던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야 했다.
尹정부 때부터 현지 찾아 마음 돌려 李정부 들어 우크라 송환에 전향적 송환 공개 관련 우크라 대사대리 초치
지난해 1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병사 2명과 이들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의 국내 송환을 위해 수차례 현지를 방문하며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이 1년8개월 만에 한국땅을 밟는 데는 정부의 치열한 물밑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를 수차례 방문해 귀순 의사가 없었던 포로 1명을 장기간 설득했고, 송환 의사가 없었던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야 했다.
2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정부 당시부터 우크라이나 현지에 최소 2~3차례 당국자가 파견돼 포로들의 귀순 의사를 타진했다. 1명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1명은 귀순을 거부하며 포로 교환 등 방식으로 북송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긴 설득 과정을 거쳐 결국 나머지 1명의 마음도 돌리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 모두 직접적으로 귀순 의사를 전한 건 2025년 12월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를 통해 밝혀진 친필 편지에서였다. 당시 편지에는 ‘한국에 계시는 분들을 친부모·친형제로 생각하고 그 품속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와 협의에 시간이 걸려 한국행이 지연되는 동안 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될까봐 두려워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북한군 포로 송환에 전향적 태도를 보인 건 이재명정부 들어서다.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포로들의 귀순 설득에 이어 우크라이나의 협조를 얻어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포로 송환을 자국에 대한 무기 지원의 레버리지로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관철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전쟁 반대 의사는 밝혔지만 직접적인 무기 지원은 삼갔다. 이 때문에 지난 1년8개월간 우크라이나 측과 길고 힘겨운 협상을 이어 왔다. 결국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조건 없이 포로들을 송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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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역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이번 결정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포로 맞교환을 했을 경우 자국 군인을 받아올 수 있음에도 한국 송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북한 포로뿐 아니라 국군 포로를 데려오는 것도 비공개가 관례”라며 “정말 힘겹게 북한 포로를 인도받았다. 결과적으로 아무 조건 없이 송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3일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이후 양국이 ‘비공개 합의’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배경에는 이 같은 장기간 설득 과정에서 벌어진 다각도의 외교 논의가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안드리 베쉬킨 주한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외교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에 관한 양국 간 대외 비공개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측이 사전 설명이나 구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전격 공개했다”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이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를 발표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히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현재 국가정보원은 군과 합동으로 안가에서 포로들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 정보 파악을 비롯해 러시아의 북한군 운용 방식, 군 자산 운용, 러시아군의 전략·전술, 북한 최정예 부대인 폭풍군단 등에 대한 심문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베일에 싸여 있는 특수전 부대 예하 폭풍군단(제11군단)에 대한 정보는 국가안보 전략에 정보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부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과정에서 핵심 전력으로 지목됐다. 국정원 조사가 끝나면 북한군 포로들은 신변 보호를 위해 새로운 신분을 제공받고 사회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J.Gong--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