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의 표명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구도 주목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불거진 개각 책임론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불거진 개각 책임론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실장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수첩 메모에 이름이 등장한 지 약 2주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는데, 이로 인해 그가 서울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선거전이 조기 과열될 가능성도 적잖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실장은 미국·멕시코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귀국 후 사의를 수용하면 지난해 6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지 약 1년 3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날 예정돼 있다. 충남 아산을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제20대~22대) 지낸 그는, 이재명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면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를 떠난 후엔 자연스럽게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강 실장은 지난해 말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된 적이 있었다. 강 실장의 후임 비서실장으로 서울 지역 민주당 재선 의원·원외 전직 의원·기업인 출신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으로 기소돼(정치자금법 위반)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항소한 오 시장이 1심 변호인을 유명 로펌 소속으로 교체하고 재판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오 시장의 직위 상실을 확신하고 내년 4월 재선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 시장의 당선무효형이 내년 2월 내에 확정되면, 내년 4월에 재선거가 치러진다. 이에 따라 강 실장을 비롯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의 눈치 싸움이 일찌감치 시작될 수 있다.
강 실장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 카메라에 포착된 김민석 대표의 수첩에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등장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의 수첩에는 강 실장과 함께 우원식 전 국회의장,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이름이 있었다. 사진엔 찍히지 않았지만 부동산 전문가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김진애 전 의원(국가건축정책위원장)의 이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선 지난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박주민·전현희·서영교 의원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박 의원 등은 출마에 적극적이지만, 당 일각에서 이들보다 여성 기업인 출신인 한성숙 국무총리의 경쟁력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서울시장 출마설에 선을 긋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0일 ‘민주당TV’에 나와 자신의 수첩에 적힌 내용을 설명하며 “오 시장의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내년 4월에) 서울시장과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은 99.99%”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확인된 민주당에 대한 ‘싸늘한 민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폭등·세금 폭탄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여전한 상황에서, 다시 선거를 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유권자들이 올 7·9월에 예년보다 크게 오른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든데다, 전월세난과 정부 세제개편안으로 인한 세금 부담 강화로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내년 서울시장 재선거는 2028년 4월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띄기 때문에 패할 경우 겉잡을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라며 “내년 재선거에 집착하기보다 오세훈 시장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맞춤 정책으로 떨어진 지지율 회복에 나서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강훈식 실장과 기존 민주당 후보군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강실장이 ‘인사 참사’ 등 악재 발생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것이고, 충남 기반인 강 실장이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엔 명분도 약하고 인지도도 떨어진다”라며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되기 위해선 대중적 인지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정원오 전 후보의 패배로 확인했기 때문에 민주당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후보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o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