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확산한 경쟁사 노조 대표의 교차 교섭
IT노조 품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산하 개별 기업 노사 협상을 IT노조, 경쟁사 임금 들이대며 네이버 노사는 지난 5월 임금 5.3% 인상안에 합의했다. 그런데 네이버 노조측 교섭대표는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었다. 카카오 노조 간부가 네이버 노사 협상을 주도한 것이다. 현재 단체행동 중인 카카오 노조의 노사협상은 오세윤 네이버 노조지회장을 거쳐 이뤄진다.
IT노조 품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산하 개별 기업 노사 협상을 IT노조, 경쟁사 임금 들이대며 네이버 노사는 지난 5월 임금 5.3% 인상안에 합의했다. 그런데 네이버 노조측 교섭대표는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었다.
카카오 노조 간부가 네이버 노사 협상을 주도한 것이다. 현재 단체행동 중인 카카오 노조의 노사협상은 오세윤 네이버 노조지회장을 거쳐 이뤄진다.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기업이자 라이벌인 두 기업의 노조 대표가 각각 상대방의 노사 협상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 교섭대표를 네이버 지회장이 맡은 배경에는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의 ‘지침’이 자리하고 있다.
결성한 지 10년이 채 안 된 IT업계 노조를 산별노조화하기 목적으로 화섬식품노조가 ‘교차 교섭대표’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산별노조는 동일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전국적으로 하나로 묶는 것으로 그만큼 사측에 대한 교섭권이 커진다.
IT업계 관계자는 “IT 회사에서 노사 협상이 최종 타결돼도 관련 사진이 배포되지 않는 것은 타결 기념사진에 상대방 회사 노조위원장이 자리하게 되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교차 승인 구조는 사측 압박의 '지렛대'로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 내부 임금 인상률, 직군별 성과급 보상 기준, 복지 제도 개편안 등 정보를 들여다보게 된다. 이후 자신의 교섭 테이블에서 타사 교섭 내용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구조다.
사측이 노조를 설득하기 목적으로 고심 끝에 꺼내든 민감한 인사지표나 경영 정보가 라이벌 기업 노조 손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교차 교섭 행태는 IT업계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IT 노조는 네이버 노조가 2018년 4월 화섬식품노조 지회로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는데, 같은 해 카카오·스마일게이트·넥슨 등이 합류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 노조 교섭대표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노조 지회장이 맡고 있고, NC는 한컴 노조 지회장이 교섭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각 사 노조의 요구사항은 라이벌 회사 교섭 내용을 근거로 삼아 더 많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10일에는 창사 이래 첫 파업에까지 돌입했다.
사측은 고정적인 영업이익의 성과급 배분은 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맞서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카카오 노사 합의안이 화섬식품노조를 거쳐 전 IT 회사에 공유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노사 협상 구조는 변화와 혁신이 생명인 IT 기업 특유의 기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Baek--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