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5억 원 이하 아파트 경매 과열…감정가 웃돈 낙찰 잇따라
수도권에서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출 활용이 가능한 중저가 주택에 수요가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12단지주공 전용면적 61㎡는 이달 6일 경매에 나와 9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11억1888만 원으로 감정가 8억2700만 원보다 약 3억 원 높았고, 낙찰가율은 135.3%였다. 지난 4월 기록한 신고가 11억9000만 원에도 가까운 수준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감정가를 넘어서거나 현재 시세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세가 뚜렷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달리 중저가 아파트 매수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3단지 전용 79㎡는 지난달 29일 9억2365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7억4800만 원보다 약 1억7500만 원 높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은 6월 일반 매매에서 8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금강펜테리움리버테라스1차 전용 84㎡도 이달 13일 감정가 8억1000만 원보다 1억8000만 원 높은 9억914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122.4%였다. 최근 실거래가는 10억 원 후반에서 11억 원대다.
9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강북구가 109.6%로 가장 높았다. 노원구 107.4%, 구로구 106.3%, 도봉구 103.1% 등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도 평균 낙찰가가 감정가를 넘어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거래가 드문 시장에서는 매수자가 호가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호가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입찰가와 낙찰가율이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감정 시점과 경매기일 사이의 시차도 영향을 줬다. 감정가 산정부터 실제 경매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데, 그동안 실거래가가 빠르게 오르면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을 적어도 현재 시세와 비교해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은 9월 94.7%로, 6월 101.7%를 정점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9월 서초구는 90.1%, 송파구는 95.5%였다. 강남구는 9월 낙찰 사례가 없었고 8월까지 3개월 연속 90%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8월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대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경매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 가격 약세로 전체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매매 거래도 크게 줄어든 만큼 향후 시세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Choi--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