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풍미 살리는 조리법…기름보다 물과 열 조절이 핵심
버섯은 요리하기 쉬운 식재료 같지만 의외로 맛을 내기가 까다롭다. 팬에 올리면 금세 물이 흥건해지고, 오래 볶으면 쪼그라들기 일쑤다.
버섯은 요리하기 쉬운 식재료 같지만 의외로 맛을 내기가 까다롭다. 팬에 올리면 금세 물이 흥건해지고, 오래 볶으면 쪼그라들기 일쑤다. 식당에서 먹던 고소하고 쫄깃한 버섯구이를 기대했건만 집에서는 어딘가 밍밍한 맛이 난다. 똑같은 버섯인데 맛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 걸까.
요리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조리법을 소개한다. 핵심은 버섯의 수분을 다루는 방식과 조리 온도, 그리고 소금을 넣는 시점에 있다.
버섯은 수분 함량이 높은 식재료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생버섯의 약 80~9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버섯을 팬에 넣고 볶다 보면 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수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팬에 물이 지나치게 많이 고이면 버섯이 노릇하게 구워지기보다 물에 익는 상태가 된다. 고온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아 구운 버섯 특유의 깊은 풍미를 얻기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버섯에서 나온 수분을 충분히 증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버섯이 물을 내놓더라도 조리를 계속해 수분을 날리고 표면을 갈색으로 구우면 감칠맛이 한층 진해진다. 소금을 넣는 시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적으로 버섯을 볶을 때는 물이 생기지 않도록 마지막에 소금을 넣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요리사는 오히려 조리 초반에 소금을 넣는 방법을 추천한다.
소금이 버섯의 수분 배출을 촉진하고, 빠져나온 수분을 졸이는 과정에서 맛이 농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버섯 무게의 약 1.5%에 해당하는 소금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만 이는 특정 조리법에 관한 권장량으로, 간장 등 다른 양념을 함께 사용한다면 소금의 양을 줄여야 한다. 버섯을 볶을 때 반드시 기름부터 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방법 중 하나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버섯을 넣고 가열하는 ‘드라이 프라잉(Dry-frying)’이다. 버섯에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나오도록 한 뒤, 수분이 줄어들면 기름이나 버터를 넣어 노릇하게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물을 소량 넣고 익히는 방법도 있다. 팬에 버섯과 물, 약간의 간장이나 우스터소스를 넣고 가열해 수분을 증발시킨 다음 기름을 더해 볶는 것이다. 물을 넣으면 버섯 맛이 싱거워질 것 같지만,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수분을 충분히 증발시키는 과정이다. 버섯을 먼저 부드럽게 익히고 이후 표면을 구워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버터와 마늘, 허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버섯이 노릇해진 뒤 버터를 넣으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지고, 마늘이나 타임·로즈메리 같은 허브는 버섯 특유의 향과 잘 어울린다. 모든 버섯을 똑같이 조리할 필요는 없다. 수분 함량과 조직감에 따라 잘 어울리는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양송이버섯처럼 수분이 비교적 많은 종류는 수프나 퓌레를 만드는 데 활용하기 좋다. 반면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처럼 조직감이 뚜렷한 종류는 볶거나 구워 먹을 때 풍미를 살리기 쉽다. 오븐에 구울 때는 버섯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기름과 소금, 허브를 더해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방법이 추천된다. 버섯을 지나치게 잘게 자르거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수분이 몰려 바삭한 식감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감칠맛을 더 진하게 만들고 싶다면 말린 버섯을 활용해도 좋다. 말린 표고버섯을 곱게 갈아 버섯 요리에 소량 넣으면 풍미를 보강할 수 있다. 말린 버섯은 특유의 향미 성분이 농축돼 있어 소량만 사용해도 맛의 깊이를 더하는 데 도움이 된다.
E.Yeon--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