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루이스 신작 ‘방해꾼들’, 미 연방 공무원의 숨은 역할 조명
마이클 루이스의 신작 ‘방해꾼들’이 정부효율부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맞섰던 미국 연방 공무원들의 업무와 공공 시스템의 가치를 조명해 주목받고 있다.
이달 초 미국에서 출간된 ‘방해꾼들(Blockers)’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논픽션 2위에 올랐다. 책은 2025년 초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자문 조직으로 출범시킨 정부효율부(DOGE)와 이에 맞선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식 부처가 아닌 정부효율부는 연방 지출 2조달러 삭감을 목표로 조직 폐지와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책에는 불법체류자 추방에 납세자 개인정보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막은 국세청 직원, 정치인과 공무원의 규칙 준수를 감독한 담당자, 산불이 주거지로 번지는 것을 막는 연구자, 낭포성 섬유증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연방시설 침입을 막는 보안요원이 등장한다. 정부효율부 관점에서는 개혁을 방해하는 사람들이었고 상당수가 부당한 요구에 저항하다 사임하거나 해고됐다.
루이스는 대량 해고 자체보다 감축으로 국가에서 어떤 기능이 사라졌는지 추적한다. 비효율의 상징으로 취급되기 쉬운 공무원이 실제로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떠받친다는 점을 개인의 이야기로 보여 준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정부에 회의적인 독자들이 책을 읽고 정부가 실제로 하는 일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비대화와 관료주의 비판은 미국 정치에서 오랫동안 반복됐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1년 취임사에서 정부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라고 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3년 앨 고어 부통령 주도로 정부 재창조를 추진했다. 트럼프 1기의 딥스테이트 비판과 2기의 정부효율부도 같은 흐름의 다른 형태다.
인도 출신 기술기업 창업자 사힐 라빙기아는 자발적으로 정부효율부에 참여한 뒤 정부가 예상보다 효율적이며 제대로 작동한다고 언론에 말했다가 조직에서 해고됐다. 그는 정부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며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연방정부 지출은 약 7조5000억달러, 수입은 약 5조4000억달러였다. 지출은 전년보다 6% 늘어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재정 부담은 줄지 않았다. 책은 외부의 효율성 기준만으로 기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개혁할 경우 국가 시스템을 훼손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책의 제목인 ‘방해꾼들’은 규칙과 절차를 지키려는 공무원이 급격한 감축을 추진한 조직에는 장애물처럼 보였다는 역설을 담는다. 루이스는 이들이 떠난 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해 평소 눈에 띄지 않던 행정 기능을 설명한다.
소개된 직무는 세금 정보 보호와 정부 윤리, 산불 예방, 의학 연구, 시설 보안처럼 서로 다르지만 모두 사고나 권한 남용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줄이는 역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성과가 사건의 부재로 나타나기 때문에 비용 절감 과정에서 가치가 과소평가되기 쉽다.
미국 정부 개혁 논쟁은 정권에 따라 표현이 달랐지만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표는 반복됐다. 책은 개혁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현장의 기능을 파악하지 않은 속도전이 오히려 장기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라빙기아의 사례는 외부에서 비효율적으로 보인 조직 안에도 이미 개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정부효율부에 참여했던 인물이 예상과 다른 평가를 내놓은 뒤 해고된 사실도 조직이 반대 의견을 수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C.Park--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