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공기업 녹색채권 5조7254억원 중 LNG 배정 40.2%
발전 공기업 6곳이 2021년 이후 발행한 녹색채권 5조7254억원 가운데 LNG 사업과 재생에너지 관련 용도에 각각 약 40%를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발전 공기업들이 ‘녹색채권’ 이름으로 조달한 자금 약 5조7000억원 중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배정한 자금은 4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개체 사업에 배정된 금액과 맞먹는 비중이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발전 6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이들 기관이 발행한 녹색채권은 총 5조7254억원이다.
이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용도가 포함된 자금은 2조3352억원으로 전체의 40.8%에 불과했다. 이 금액에는 태양광·풍력·수력 등에 투자한 금액뿐 아니라 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관련 연구개발·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배정된 금액만 따지면 전체 녹색채권 발행액의 약 16.6~23.6% 수준으로 추산된다. LNG 발전소 건설과 개체 사업에 배정된 자금은 2조303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40.2%에 달했다. 재생에너지 관련 용도로 분류된 자금과 불과 322억원 차이다. 나머지 자금은 발전소 환경설비 개선과 열수송관 공사,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배정됐다.
녹색채권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 가능한 보전 등 친환경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에서 LNG 발전이 “탄소중립 목표를 위한 최종 지향점이 아니므로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으로 볼 수는 없지만,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간 과정으로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경제활동”이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LNG 발전을 한시적으로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해 왔다. 환경단체들은 LNG 역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인 만큼 녹색 경제활동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규모가 한정돼 있는 녹색자금을 LNG 발전이 빨아들이면서 재생에너지 투자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녹색분류체계 도입 당시에는 전환과정에서 필요하다는 이유로 LNG를 한시적으로 포함했다고 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시장 형성 등 충분히 여건이 마련된 현재에는 LNG를 체계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발전사별로 보면 남부발전은 녹색채권 발행액 8700억원 상황에서 5900억원(67.8%)을 신세종·안동 LNG 복합발전소 건설에 배정했다.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는 2800억원(32.2%)을 배정했다. 서부발전은 발행액 1조2100억원 상황에서 김포·구미 LNG 발전에 6890억원(56.9%)을 배정했다. 태양광·풍력에는 1257억원(10.4%), 연료전지에는 3953억원(32.7%)을 배정했다. 동서발전은 원화채권 9000억원 상황에서 5200억원(57.8%)을 음성 LNG발전소 건설에 썼다. 나머지 3800억원(42.2%)은 태양광·풍력·연료전지와 신재생·에너지효율 사업에 사용했다.
남동발전은 발행액 1조3100억원 상황에서 고성 LNG 발전사업과 삼천포·영흥 화력발전소 환경설비 개선에 각각 4140억원(31.6%)과 2900억원(22.1%)을 투입했다. 태양광·풍력 발전에는 2850억원(21.8%),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에는 210억원(1.6%), REC 구매에는 3000억원(22.9%)을 배정했다. 중부발전은 발행액 900억원 상황에서 475억원(52.8%)을 태양광·풍력 발전에 투자했다. 바이오중유 연료전환에는 25억원(2.8%), 해수욕장 복원과 친환경 차량·인프라 사업에는 400억원(44.4%)을 배정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발행액 6600억원 상황에서 5700억원(86.4%)을 열수송관 공사에 배정했다. 나머지 900억원(13.6%)은 LNG 개체공사에 사용할 계획이다. 어 의원은 “녹색채권 발행 실적을 내세우면서 재생에너지 사업보다 정작 LNG 발전소 건설·개체에 더 많은 돈을 쏟는 것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녹색채권이 화석연료 사업에 친환경 이름표만 붙여주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F.Cha--SG